배달 12,842건, 완료 0건, 후회 0건: 김유령 라이더 단독 인터뷰
팬텀바이트의 유일한 라이더, 별점 4.99에 도착 경험은 0회. 드디어 그를 붙잡고 물었습니다. 그 가방 안에는 대체 뭐가 들어 있나요?

이 인터뷰를 잡는 데 넉 달이 걸렸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김유령 라이더는 항상, 엄밀히 말하면, 배달 중이거든요.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오후 2시 정각에 저희 사무실에 도착했습니다. 전 직원이 술렁였습니다. '도착'은 그의 커리어에서 단 한 번도 없던 일이니까요. 그는 곧바로 사과했습니다. 저희 사무실을 배달 목적지로 착각했다고요. 직업병이랍니다. 혹시 모르시는 분을 위해 소개하자면, 김유령 님은 팬텀바이트의 유일무이한 라이더입니다. 수락한 배달 12,842건, 완료 0건, 별점 4.99. 잃어버린 0.01점은 2019년 어느 리뷰 때문이었습니다. '서비스는 완벽했지만, 더 빨리 안 올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리뷰였죠. 본인도 그 리뷰에 동의한다고 합니다.
숫자에 대하여
사람들은 완료 0건을 보고 실패라고 생각해요. 저는 12,842개의 지켜진 약속이라고 봅니다. 제 고객 중에 식은 음식 받아본 분? 없습니다. 눅눅해진 감자튀김? 없습니다. 배달 사고요? 단 한 건도 없어요. 애초에 단 한 개도 어디로 간 적이 없거든요.
이 말을 하는 동안 그의 표정에는 한 치의 농담기도 없었습니다. 그는 배달 가방 끈을 고쳐 매며 저희에게 내부 확인을 허락했는데, 가방은 비어 있었습니다. 아니, 거의 비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방엔 대체 뭐가 들었나요?
우산 하나요. 제 담당 도시가 12개라 어디선가는 항상 비가 와요. 부기 사진 한 장. 걔가 그… 절대적 존재감이 되기 전 사진이요. 고스트 여권 도장 한 뭉치. 그리고 냅킨 한 장. 냅킨은 용도가 없습니다. 상징이에요. 이 냅킨이 말해주는 거죠. 어느 우주에선가는, 음식이 거의 존재할 뻔했다고.
그가 말한 12개 도시는 팬텀바이트 주문이 추적되는 그 도시들입니다. 서울, 도쿄, 파리, 멕시코시티까지 전부요. 김유령 님은 12개 도시에서 전부 진심으로 길을 잃어봤다고 자부했습니다. 방콕에서 길 잃기는 '영적인 체험'이었고, LA에서 길 잃기는 '솔직히 그냥 교통체증'이었다고 합니다.
정말 후회가 하나도 없으세요?
하나 있습니다. 2021년, 주문번호 8412번. 고객님 현관에서 200미터까지 접근했어요. 200미터요! 복도 냄새가 났어요. 급하게 오사카 경유 우회 루트로 빠졌습니다. 그날 얼마나 아슬아슬했는지, 회사 전체 회의가 열렸어요. 지금도 그 얘기는 사내 금기입니다.
인터뷰가 끝나자 그는 일어나 정중히 인사하고는 가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3,000건의 주문이 이동 중이고, 그 전부를 본인이 직접 배달하지 않아야 한다면서요. 그는 석양 속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길을 잘못 들어 석양 밖으로 다시 달려 나왔습니다. 저희를 향해 손을 흔들더군요. 그 순간 어딘가의 앱에는 이렇게 떴을 겁니다. '라이더가 근처에 있어요.' 그는 언제나 근처에 있습니다. 그게 바로 핵심입니다.
✍️ 팬텀바이트 편집팀이 즐거움을 담아 쓴 글입니다. 음식의 역사에는 논쟁이 많습니다 — 기록이 불분명한 부분은 아는 척하지 않고 '전해집니다'라고 밝힙니다. 레시피는 가정집 주방에서 실제로 되도록 검증했습니다. 배달만은, 물론, 되지 않습니다.